조손 가정의 비극, 끔찍한 범죄의 시작
2021년 여름, 대구의 한 조손 가정에서 믿을 수 없는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9년간 자신들을 살뜰히 보살폈던 할머니를 고작 ‘잔소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살해한 고등학생 형제. 이 사건은 한 가족의 끔찍한 파멸을 넘어, 우리 사회의 숨겨진 그늘인 조손가정의 어려움과 청소년의 좌절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9년간의 헌신, '잔소리'로 엇갈린 사랑
사건의 중심에 선 A(당시 18세)군과 그의 동생 B(당시 16세)군은 평범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A군이 초등학교 2학년이던 2011년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는 집을 떠났고, 친모와 함께 살았으나 이듬해 어머니의 폭행으로 결국 조부모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고립된 환경, 극단적 선택을 부르다
하지만 두 형제는 할머니의 헌신을 잔소리로 받아들였습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휴대전화 게임을 꾸짖거나, 급식카드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나무라는 할머니의 말은 ‘사랑’이 아닌 ‘스트레스’로 쌓여갔습니다. 특히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는 할머니의 말은 두 형제의 마음에 깊은 상처와 불안감을 새겼습니다. 그들은 “우리처럼 머리 나쁘고 배운 거 없는 사람들은 20살이 돼도 굶어 죽는다. 가망이 없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차가운 현실
범행 하루 전, A군은 동생에게 “할머니 죽일래?”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동생은 “맘대로”라고 답했습니다. 결국 2021년 8월 30일 새벽, 샤워를 마친 할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무려 61차례나 찔러 살해했습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병원에 보내자”고 애원했지만 A군은 거절했습니다. 동생 B군이 “할아버지는 죽이지 말자”고 만류하면서 다행히 할아버지는 목숨을 건졌습니다.
충격적인 진술과 대비되는 할머니의 사랑
검경 조사 중에 이들이 보인 진술은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A군은 “우리나라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감옥에서 살기로 작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만약 할머니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이전과 똑같은 삶을 살았을 텐데, 웹툰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진술해 범행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잔소리 속에 감춰진 '내리사랑'
이들의 진술은 할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할머니는 무뚝뚝한 성격이었지만 비가 오면 아픈 몸을 이끌고 손자들을 마중 나가고, 고모를 통해 용돈을 건넸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직접 하지 못해도 카카오톡 메시지로 마음을 전하려 애썼습니다. 범행 후에도 A군 집 옥상에는 할머니가 손수 빨아 널어둔 흰 교복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처럼 묵묵히 베풀었던 할머니의 사랑은 결국 ‘잔소리’로 오해받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습니다.
솜방망이 처벌, 사회적 공감대 형성 실패?
검찰은 A군에게 무기징역을, B군에게 장기 12년~단기 6년을 구형했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대구지법 서부지원)는 A군에게 징역 장기 12년~단기 7년, B군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며 검찰 구형보다 훨씬 낮은 형량을 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형량이 너무 낮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핵심만 콕!
이번 사건은 부모의 부재, 경제적 어려움, 세대 차이로 인한 소통 단절 등 조손 가정의 복합적인 문제를 드러냅니다. 솜방망이 처벌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으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왜 형제는 할머니를 살해했나요?
A.형제는 할머니의 잔소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고립된 환경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Q.재판부의 판결은 적절했나요?
A.1심 재판부의 낮은 형량에 대해 사회적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Q.조손 가정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A.경제적 어려움, 세대 차이로 인한 소통 단절, 부모의 부재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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