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웃음으로 영혼을 달래다
그는 아이를 참 좋아했다. 깔깔거리는 어린이의 웃음으로 영혼을 달래는 것처럼, 언제나 아이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순수함은 의심받지 않았다. 적어도 처음엔 그랬다. 시나브로 사람들의 머리가 갸우뚱해졌다. 결혼도 하지 않은 남성이 유독 어린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듯 보여서였다.
어둠 속 사진, 그리고 수군거림
아이들과 즐겁게 지낸 뒤, 그는 집으로 돌아갔다. 어둠이 가득한 공간, 창을 뚫고 들어온 달빛이 벽면 가득한 사진을 비춘다. 어린아이들 사진이었다. 옷을 전혀 입지 않은 ‘전라의 여자아이’.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살을 더하고 있었다. “양의 탈을 쓴 중년의 사티로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호색 생명체)”라는 말까지 나왔다.
아버지의 그림자, 그리고 말더듬증
어린 캐럴은 어른이 무서웠다. 언제나 윽박지르면서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아버지 찰스 도지슨 탓이었다. 그는 학문적으로, 종교적으로 자식들이 스스로 생각할 공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자녀의 생각은 아버지의 말씀으로 채워져야 했고, 종교적인 견해 역시 아버지가 제시하는 길에서 한 치도 벗어나선 안 됐다. 아버지의 복제품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캐럴을 침묵하게 했다. 말을 하라고 다그치면 그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지만, 그마저도 더듬었다. 말더듬증은 그의 입 속에서 똬리를 틀고 도통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심어준 것이었다.
앨리스와의 만남, 그리고 '이상한 나라'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 학장이었던 헨리 리델을 만났다. 그는 혼자 살면서 공부에만 몰두하는 캐럴을 집으로 초대했다. 헨리의 집에서 사랑스러운 어린 세 자매와 그들의 자애로운 어머니가 캐럴을 맞았다. 더없이 행복해 보이던, 캐럴이 어려서부터 꿈꾸던 공간이었다. 캐럴은 특히 어린 세 자매와 합이 잘 맞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꼬아 듣지 않아서였다. 캐럴이 말을 더듬을 때조차, 세 아이는 미소 지으며 귀를 기울였다. 캐럴은 그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고, 오랫동안 구전돼 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야깃거리가 떨어졌을 때, 그는 또 새로운 얘기를 떠올린다. 아이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동물들이 말을 하는 희귀한 세계로 떨어진 소녀의 이야기였다. 우리말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로 알려진 작품이었다.
끊어진 관계, 그리고 아동문학의 탄생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해 준 헨리 리델 가족과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한 건 1863년부터였다. 정확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지만, 전기를 쓴 작가들은 캐럴이 헨리 리델의 큰 딸 로리나에게 구애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32살의 아저씨가 고작 10대 소녀를 신부감으로 여겼다면 분노가 터져 나오는 건 당연했을 것이다. 헨리 리델과 루이스 캐럴 사이 왕래가 결국 끊어졌다. 그만큼 지우고 싶은 기억이었을까. 매일같이 일기를 쓰던 캐럴은 그때의 일기장을 찢어버렸다.
논란 속의 유산, 그리고 아동성애 의혹
캐럴은 여전히 아이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특히 그는 아이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중에는 여자아이의 나체 사진이 많았다. 그에게 ‘아동성애자’라는 의혹이 최근까지도 따라붙는 이유였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도 독신으로 살면서 늘 아이들과 함께 있는 그에 대한 색안경 낀 시선이 분명히 존재했다. 어린이를 향한 애정이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아동문학의 거장, 그리고 그의 죽음
아동문학의 대문호로서 그는 성공이 자신을 잡아먹게 두지 않았다. 그저 살아온 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갔다. 학교에 출근해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밤에는 다시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는 것. 아이들에게 들려 줄 새로운 얘기를 구상하면서 미소짓는 것. 일관된 삶을 살아가던 1898년, 그는 폐렴으로 죽었다. 전 세계 아이들이 뛰어 놓을 환상의 세계를 만들고, 그 역시 그가 만든 순수의 세계로 떠나버렸다. 그의 나이 65세.
캐럴, 순수와 논란 사이에서 남겨진 이야기
루이스 캐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그의 삶은 아버지와의 갈등, 말더듬증, 그리고 아동성애 의혹으로 얼룩져 있다. 그는 아이들을 사랑했지만, 그를 둘러싼 시선은 차가웠다. 그의 작품은 아동문학에 혁명을 일으켰지만, 그의 사생활은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캐럴은 순수한 동심을 갈망했지만, 동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인물이었다.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들
Q.루이스 캐럴은 왜 말더듬증을 겪었나요?
A.그의 아버지와의 권위적인 관계가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억압적인 환경은 캐럴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주었고, 이는 말더듬증으로 이어졌습니다.
Q.루이스 캐럴이 아동성애자라는 의혹은 사실인가요?
A.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독신으로 살면서 어린아이들의 사진을 많이 찍은 행위는 의혹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 시대적 관습과 현재의 도덕적 기준 사이의 간극을 고려해야 합니다.
Q.'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A.어른들의 억압에서 벗어나 아이들만의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진 환상의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기존 아동문학의 틀을 깨고, 아이들을 독립적인 개체로 존중하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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