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기후총회와 상반된 현실
수많은 생물종의 서식지이자 탄소를 저장하는 ‘지구의 허파’로서 아마존 열대우림의 중요성을 앞세운 ‘아마존 기후총회’가 열리고 있는 와중에도 숲은 불타고, 파이고, 깎이고 있었다. 개최국 브라질은 ‘숲 보호’를 강조했는데, 총회장 주변에서조차 고의적 방화 등으로 숲이 훼손되고 있는 참상이 드러난 것이다. 한겨레는 아시아권 언론을 대표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 찾은 아마존 상공에서 이러한 현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파괴의 흔적: 벌목, 농장 개발, 불법 채굴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기후총회)가 한창인 13일(현지시각), 개최지 벨렝을 출발한 경비행기는 곧장 굽이쳐 흐르는 구아마강(아마존 하구의 주요 강)의 울창한 열대우림 위로 진입했다. 그러나 이륙 10분도 지나지 않아 군데군데 나무를 모두 베어낸 벌거숭이 벌목지가 눈에 들어왔다. 벨렝 동쪽 상미게우 지역에선 농장 개발로 원시림의 절반 이상이 잘려나가 있었다.

고의적 방화와 탄소 폭탄으로 변질된 숲
100만㎡ 규모의 콩 재배 농장이 운영되는 곳인데, 바치스타 활동가는 “농장을 확대하기 위해 고의로 숲에 불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300m 상공까지 피어오른 연기의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탄소를 흡수해야 할 숲이 되레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내뿜는 ‘탄소 폭탄’으로 변하는 현장이었다. 실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는 2010년대 이후 아마존 숲이 온실가스 ‘흡수원’이 아닌 ‘배출원’으로 전락했다고 분석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의 아마존 개발 정책
‘브라질 트럼프’로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2019~2022년)는 아마존 개발 정책으로 산림 파괴를 가속화했다. 그린피스 조사 결과, 보우소나루 임기 4년 동안 서울 면적 75배에 달하는 4만5586㎢ 규모의 아마존 숲이 파괴됐다고 한다. 농업과 광업 개발을 장려하는 정책이 개발업자들의 광기 어린 방화를 불러왔고, 동식물 300만종과 원주민 100만명이 함께 살아온 생태계는 조금씩 잘려나갔다.

불법 채굴의 폐해: 수은 오염과 생태계 파괴
개발을 향한 욕망이 극에 달한 금 채굴 현장은 주변 동식물까지 병들게 하고 있었다. 벨렝에서 서쪽으로 230㎞ 떨어진 피리아 지역 카쇼에이라 금광에 가까워지자, 마치 숲을 도려낸 듯한 황토색 절벽들이 드러났다. 움푹 팬 구멍들엔 황톳빛 흙탕물이 고여 있었고, 주변엔 공사 잔해들도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이런 금 채굴은 대부분 허가받지 않은 ‘불법 채굴’이지만, 근절되지 않은 채 숲과 원주민 사회를 망가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룰라 정부의 딜레마: 숲 보호와 경제 발전
“산림 벌채 중단”을 주장해온 현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부는 ‘숲 보호’를 이번 기후총회 주요 의제로 내세웠다. 마침 이날은 브라질이 유엔 기후변화협약 회원국들에 기후대응을 위한 ‘열대우림기금’(TFFF) 참여를 제안한 날이었다. 열대·아열대 숲을 보유한 나라가 개발 대신 숲을 보전·복원할 경우, 국제적으로 그에 맞는 보상을 제공하자는 기금이다. 그러나 총회장 바로 옆에서 불타고 있는 숲은, 여전히 ‘경제 발전’ 명분 아래 훼손당하는 아마존의 현실을 보여준다.

열대우림기금의 과제와 콜롬비아의 선언
다만 브라질의 이중적인 태도와 무관하게, 숲을 지키기 위해선 열대우림기금 조성이 꼭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앤드루 머치 그린피스 브라질 수석연구원은 “자연림 보전의 대가로 돈을 지원받는 길이 열리면, 정부로선 그간 방치하거나 조장한 숲 개발을 막아야 하는 경제적 유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참여하겠다는 나라가 많지 않아, 앞으로 1주일 남은 총회에서 안정적인 기금 설립이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아마존, 절망 속 희망을 찾다
아마존은 파괴와 보존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기후총회는 열리고 있지만, 현실은 숲의 훼손이 계속되고 있다. 불법 채굴, 농장 개발, 고의적 방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으며,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와 국제사회의 미온적인 지원은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콜롬비아의 사례처럼, 아마존을 보호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며, 열대우림기금 조성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아마존 숲 파괴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A.불법 채굴, 농장 개발, 고의적 방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아마존 숲 파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Q.열대우림기금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요?
A.열대우림기금은 열대 및 아열대 숲을 보전·복원하는 국가에 국제적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기금입니다. 숲 보전을 위한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여 숲 파괴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콜롬비아의 아마존 보호 선언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A.콜롬비아는 자국 내 아마존 지역 전체를 ‘재생 가능한 천연자원 보호구역’으로 선포하여 대규모 채굴과 탄소 배출 활동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아마존 보호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재용, 5년간 국내 고용 30만 명 창출! AI 데이터 센터는 비수도권에 집중 투자 (0) | 2025.11.17 |
|---|---|
| SK하이닉스, '60만닉스' 재탈환 눈앞! 엔비디아 반등에 희망을 쏘다 (0) | 2025.11.17 |
| 뉴발란스 등 1100만 개 '잿더미'로… 대형 물류센터 화재, 피해 규모와 향후 전망 (0) | 2025.11.17 |
| 규제 완화의 바람: 이재명 대통령, 기업과 함께 쏘아 올린 K-방산 수출의 꿈 (0) | 2025.11.17 |
| 한동훈, '대장동 항소 포기'에 분노: '이재명 대통령 측, 협박 받았을 것'… 대한민국 토대 붕괴 경고 (0) | 2025.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