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 예술과 욕망의 경계에서 피어난 이야기“나는 1000명의 남자와 잤다.” 업무상 만난 사이였지만, 일 얘기는 길지 않았다. 그녀의 목적은 애초부터 ‘이 남자를 어떻게 침대로 끌어들일까’였으니까. 미혼과 유부남을 가리지 않았고, 중년과 청년을 아울렀다. 욕망이라는 자석에 이끌린 숱한 남자들이 그녀의 ‘섹스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어중이떠중이와 잔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리스트에는 시대의 거장들이 망라돼 있었다. 아일랜드 대문호 사무엘 베케트, 현대 미술의 거장 막스 에른스트, 실험 음악의 대가 존 케이지. ‘님포매니악’(섹스중독자)이라는 멸칭과 ‘아트에딕트’(예술중독자)라는 상찬의 틈 사이에 그녀가 있었다. 시대가 규정하는 도덕관에 애써 자기 자신을 끼워놓지 않았다. 스스로 생각했고, 자신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