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중계, '무료'는 옛말? 유료화 이후 1200만 관중 시대 열렸다… KBO, 새로운 길을 걷다
프로야구, 유료화 전환 후 1200만 관중 돌파… 흥행 성공의 비결은?
2024년 2월, 티빙이 KBO리그 뉴미디어 중계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불안과 우려가 터져 나왔다. 지금까지 무료로 즐기던 프로야구를 이제는 돈 내고 봐야 한다니. 커뮤니티마다 "이러다 팬들 다 떠난다", "흥행 끝났다"는 비관론이 넘쳐났다. 네이버 시대의 종말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프로야구는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2025시즌 KBO리그는 9월 27일 1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좌석 점유율 82.9%라는 경이적인 수치와 함께. 유료화가 흥행을 무너뜨릴 것이라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히려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유료화, 프로야구 산업 성장의 기회… 콘텐츠 가치 인정받다
중요한 건 야구 중계가 '돈을 내고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는 사실이다. 수도권팀 마케팅 담당자는 유료화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유료 중계로의 전환이 프로야구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요한 건 프로야구가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이제는 돈을 내고 봐도 그 돈이 아깝지 않을 수준으로 KBO리그가 성장했다는 의미다. 이런 발전을 통해 KBO리그 산업화의 초석이 마련되고 있다." 서울 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했다. "네이버가 중계할 때 225억~230억원 중계권료였는데, 티빙은 450억원을 제시했다. 프로야구 산업의 가치도 높아졌다. 진정한 프로야구 산업화의 시작을 티빙이 열어준 것 같다."

구단들의 수익 증대 절실… 리그 산업화와 경기력 향상 목표
매년 500억 가까운 운영비를 지출하는 구단들로선 이런 수익 증대가 절실했다. 과거 정권 압력이나 사회공헌 차원에서 프로야구단을 운영했던 대기업들은 이제 야구단에 수익을 내고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리그 산업화와 경기력 향상을 구단 목표로 제시한 이 담당자는 "리그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고, 중계권료도 오르며 리그 산업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료화의 방향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프로야구의 '상품성' 강조
다른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유료화 방향성이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우리는 아마추어 야구가 아니라 프로야구다. 프로야구와 아마추어 야구의 차이는 상품성이 있느냐 없느냐다. 그 상품성이 결정되는 건 그것을 위해 기꺼이 내 지갑을 열 수 있느냐 없느냐라고 생각한다." 이 관계자는 향후 중계권 계약이 티빙이 아닌 다른 회사로 넘어가더라도 유료화 방향성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무료로 중계가 된다면 중계를 하는 쪽도 기술 개선,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신경 쓰기보다는 그냥 안정적인 운영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중계를 보는 사람도 '한두 게임 안 보고 말지 뭐' 하다가 점점 야구와 멀어질 수 있다." 이어 "무료 중계는 국민의 볼 권리를 잘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반대로 리그의 산업화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KBO리그의 미래 생존을 위해서 산업화는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티빙, 유료화의 '총대'를 메다… 긍정적 효과와 해외 사례
티빙 홍보팀 박종환 국장은 "우리가 총대를 멨다"는 표현을 썼다. 초반에 반발이 많았는데, 글로벌 흐름에 따라 유료화가 가야 할 길이라 생각했다. 단순히 티빙이 돈을 버는 문제를 떠나서, 야구계에 돈이 돌아야 그게 다른 서비스랑 KBO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도 그런 흐름이 들어오고 있다. 구단에도 매출로 돌아가면서, 선수들이나 팬들에게 결국 돌아간다." 박 국장은 "중계방송을 무료로 돌리는 건 시대에 역행한다"고 강조했다. "유료화는 결국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선순환의 출발이다. 스포츠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게 되면 시대에 역행하는 문제다. 해외는 심지어 구단별로 분리해서 판다. 결국 새 시대를 열었다고 본다."

네이버의 '무료 중계' 복귀… 숏폼 개방의 중요성
최근 네이버는 11월 열리는 'K-베이스볼 시리즈'(가칭) 중계권을 따내며 야구 중계 시장 복귀에 성공했다. 일부 언론 보도와 네이버 측 보도자료에선 '무료 중계'라는 점이 부각됐다. 마치 티빙의 유료 중계와 대비되는 '팬 친화적 서비스'인 양 포장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도 애초 다음 뉴미디어 중계권 입찰에선 멤버십을 통해 유료화를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민 교수는 "네이버가 무료로 풀면 의미 없다. 티빙이 총대 메고 콘텐츠가 제 값 받게 했는데, 공짜로 하면 다시 네이버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영상을 풀 것"이라며 "그게 아니면 무료로 하면서 중계권 가져갈 이유 없다. 티빙이든 쿠팡이든 네이버든 트래픽 확보로 하고 싶은 건 그걸 이용해서 다른 쪽 돈을 벌고 싶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만일 네이버가 기존 방식 유지하면 KBOP가 네이버와 계약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료화 전환, KBO리그의 새로운 도약… 숏폼 개방이 이끈 1000만 관중 시대
2024년 초 티빙과의 중계권 계약 당시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유료화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숏폼 활성화와 새로운 팬층 유입, 구단 홍보 효과, 수익 증대로 이어지며 KBO리그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야구가 단순한 대기업의 사회공헌이나 오너의 취미 활동에서 제대로 된 산업으로 자리잡는 전환점이었다. 낡은 고집을 버리고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은 KBO의 결정이, 그리고 총대를 멘 티빙의 결단이 결국 리그 전체에 큰 효과로 돌아왔다. 우려를 기회로 바꾼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자주 묻는 질문
Q.프로야구 유료화 전환, 팬들의 반발은 없었나?
A.초반에는 유료화에 대한 반발이 있었지만, 1200만 관중 돌파라는 역대급 흥행으로 이어지면서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Q.유료화가 프로야구 산업에 미친 영향은?
A.프로야구의 콘텐츠 가치를 인정받고, 구단의 수익 증대에 기여했으며, 리그 산업화의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Q.앞으로의 중계권 계약 방향성은?
A.숏폼 개방 등 현행 유지를 전제 조건으로 하는 방향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